책타래 구독자분들은 연초에 세웠던 올해 목표 얼마나 달성하셨나요……? 2023년이 절반 넘게 지났다는 사실에 소름 돋고, 신년 목표 잊은 지 이미 오래라는 것에 다시 놀라는 7월 25일이에요. 제가 세운 올해의 난이도 ‘상’ 목표는 ‘취미 만들기’였어요. 이것이 고난도 목표인 이유 중 하나는 ‘저녁 있는 삶’, ‘일-가정 양립’, ‘워라밸’ …… 뭐라고 부르든지 간에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아야 이룰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한마디로 노동 ‘시간’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일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고, 그만큼 업무 시간은 줄여 초과 근무 하지 않기. “우리의 모든 시간을 업무로 채우려고 압박하는 거대한 트럭”과 맞상대해 내 일상을 지켜내기. 써놓고 보니 더더욱 쉽지 않다 싶지만, 일단 남은 하반기 취미 찾기부터 다시 시작하려 해요. 저의 ‘저녁’이 조금씩 길어지고 있어 고무적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내 일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을 준비했어요. 반비의 신간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를 중심으로, 일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영감을 주고, 내게 맞는 근무 방식과 형태가 무엇일지 살필 수 있게 해주는 책 세 권을 소개해요. 구독자분들께선 일과 생활에 관해 어떤 목표나 계획을 세우셨는지도 궁금하네요!―편집자 p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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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택근무, 유연근무, 원격근무 등 새로운 근무 방식을 일하는 사람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실현할 방법을 탐구해요. 책의 두 저자는 철저하게 현실주의자로서 일의 패러다임 전환을 살피거든요. 다양한 회사 사례를 소개하고, 수많은 사무실 노동자·관리자·경영자·연구자·컨설턴트 등을 인터뷰하고,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조사해 유연근무제의 현실과 잠재력, 강점을 차근차근 파헤치지요.
이 책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바로 ‘유연성’이에요. 유연성의 확대라 하면 저는 보통 고용 불안정을 심화하고 노동유연화의 혜택을 전부 회사 몫으로 만드는 노동 유연성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저자들이 제안하는 ‘진정한’ 유연성이란 고정되어야 할 업무와 유연해질 수 있는 업무를 면밀히 따져 일, 근무 형태, 업무 일정을 유연하게 하는 것입니다. 책은 자신의 실질 업무량을 파악하고 어떤 종류의 업무를 개인 사정에 맞춰 유연하게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도 알려주죠. 세심한 주의 사항까지 뒤따르기에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이하 『우출않』)은 지속 가능한 재택근무, 노동자와 회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유연근무를 실현하려면 회사의 변화가 핵심적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나의 상사·사장님들께 꼭 선물해야 할 책이 아닐는지!
“경제 유연성 확대의 혜택이 거의 전부 회사 몫으로 흘러 들어가는 동안 노동자들은 전례 없는 수준의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 사무직의 미래는 노동자가 아니라 일이 훨씬 더 유연해지는, 새롭고 진정한 유연성의 형태를 따라야 한다. 진정한 유연성이야말로 이 같은 업무 혁신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 노동자들이 자의적인 업무 일정에서 벗어나면, 일상적 업무 경험, 업무 수행 역량,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사람들과의 관계 등 모든 면에서 변화의 여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15~1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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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출않』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실제 업무’를 하는 데 전체 업무 시간의 일부만 쓴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돼요. 또 “보여주기식 업무가 더 많은 보여주기식 업무를 양산”한다고 설명하기도 하고요.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가짜 노동』의 두 저자는 이처럼 “의미가 없고, 가치 있는 결실을 맺지 못하며, 실제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일, ‘텅 빈 노동’보다 더 심한 노동을 ‘가짜 노동(pseudowork)’이라고 명명합니다. 나아가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과잉 노동을 야기하는지 탐구하지요. 합리성에 대한 믿음과 새로운 기술의 출현 등 가짜 노동의 원인은 다양한데요. 그중에서도 저는 20세기의 산업화가 “무대 뒤 노동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시켰다.”라는 점이 기억에 남아요. 사무직은 대부분 이 무대 뒤 노동에 포함되고요.
시간과 의미를 되찾는 ‘진짜’ 노동을 하려면, 『우출않』에서 말하는 ‘진짜 유연성’ 개념을 접목해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의 핵심 업무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하라는 『우출않』의 조언과 비슷하게, 이 책은 자신의 노동을 주의 깊게 성찰하라고 말합니다.
“가짜 노동은 더 다양한 상황을 포함한다. 명령받은 업무, 급여 받기로 한 업무, 조직에서 요구하는 업무, 노동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노동은 아닌 업무 등이 여기 해당한다. 가짜 노동을 하면 우리는 실질적인 일을 한다고 느끼지 못하면서도 계속 바빠진다. 혹은 우리가 아는 일 중에 무의미하지 않은가 의심되는 업무가 있다면 그게 바로 가짜 노동이다.”―9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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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전작 『아날로그의 반격』의 데이비드 색스가 팬데믹이 앞당겨온 디지털 미래 속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회사, 학교, 쇼핑, 문화 생활, 휴식 등 일곱 가지 주제에 대해 탐구하는 책이에요. 다시 말해 숨 가쁜 디지털로의 전환을 겪으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나가는 작업이지요.
이 책에도 다양한 직업인·전문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례가 풍부하게 나와요. 재택근무에 대해 다루는 ‘회사’ 장을 보면, 사무실에 모여 함께 일하지 않는 재택근무라는 조건의 한계를 다루고 있어요. ‘줌 피로(Zoom fatigue)’에서부터 고립감, 자유로운 의견 교환의 어려움, 일과 생활 간 경계의 붕괴, 업무 생산성 툴 사용의 폐해 등등. 이 중 많은 부분을 『우출않』도 다루고 있는데요.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급격하게 시작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재택근무 시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출않』을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교류, 협업의 장점을 재택 및 유연근무 환경에서도 불러들일 수 있게 하는 장치와 기술, 원칙 등 대안이 있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나란히 두고 보면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재택근무가] 현대적인 직장 생활의 풍경일 것 같지만 대면 소통의 일부 요소는 가상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 이런 요소로 협업과 코칭의 질과 함께 즉흥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때 발생하는 ‘생산적 우연’을 꼽을 수 있다.’”―7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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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를 선물해드림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들께
오늘 책을 발송드릴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당첨자들께서 남겨주신 선물하고 싶은 이유를 일부 나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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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량 많고 에너지 넘치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저학년 때까지는 방과 후에 축구부 활동도 즐겁게 하고 친한 친구들과 체대에 가겠다고도 하더니, 점점 정형화된 여성성을 주입하는 언급들에 영향을 받고 의기소침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신체적인 지적이 반복되니 지치지 않을 리가 없겠지요. 직접 나누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 자신의 속도로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무척 귀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즈니의 모아나를 좋아하던 어린이가 다시 힘을 내고 활기를 되찾기를 바라며 권해주고 싶은, 반갑고 감사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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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대혼란의 시대』를 제외하고 소개된 모든 책을 좋아하는 여자 어린이들에게 선물했더라고요! 더구나 책을 선물받은 어린이들이 다 여러 번 읽을 정도로 좋아했다는 얘기도 들었죠. 그렇다면 ‘반비 책타래’를 믿고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 역시 자신 있게 선물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드네요. 물론 『해방자 신데렐라』를 사랑하는 저로서는 이번 책도 100000% 믿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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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 주로 소년, 남자 청소년이 나오는 동화와 소설, 영화를 봤는데요. 그런 이야기들도 재밌기는 했지만, 사실 저와 같은 여성이 나오는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어요. 나를 '남자'로 착각했다든가, 남성 위주 문학에서 여성혐오를 배웠다든가, 그런 문제도 있을 테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저와 같은 성별의 사람을, 캐릭터를 이야기 속에서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자라는 아이들은 좀 더 많은 여성 캐릭터를 접하고 마음껏 상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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