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 신데렐라』와 시리즈라 할 만한 현대적이고 새로운 동화 『깨어 있는 숲속의 공주』가 나왔어요! 리베카 솔닛은 이번 책에서 ‘잠자는 공주’의 수동성 때문에 동화 다시 쓰기의 대상에서,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의 재해석에서 외면되어 온 고전 동화를 활기 넘치는 모험의 이야기, 위기로 가득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삶과 예술의 윤리를 품은 이야기로 변신시키지요.
그 방법은 잠자는 공주 아이다의 자매 마야, 즉 깨어 있는 공주 또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는 것이에요. 그리고 ‘어떻게 해도 100년이 지난 후에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다면 굳이 왕자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거죠. 그래서 잠자는 공주 아이다는 왕자가 아닌 황금 사과 파수꾼 일을 하는 가난한 소년 아틀라스와 힘을 합쳐 100년간 잠들었던 탑에서 탈출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다, 마야, 아틀라스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얽히고 엮여 더 풍성하고 재밌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여정을 들려주지요.
지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동화란 무엇일까요? 공주와 왕자 이야기는 왜 지금도 사랑받을까요? 거기서 어떤 의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요? 모든 존재가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모두의 이야기가 ‘얽혀드는’ 순간은 왜 중요할까요? 이번 책타래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답하는 책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p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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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먼 옛날에, 왕과 왕비가 딸을 낳아 마법사를 불러 아기의 대모가 되어달라고 부탁했고, 마법사는 아기가 “훌륭한 공주로 자라나게 돕겠다”며 승낙했지요. 그런데 집에 돌아온 마법사는 고민에 빠집니다. ‘훌륭한 공주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거지?’ 마법사는 마법 거울에게 도움을 청해요. 마법 거울을 작은 손거울로 줄여서 넓은 세상의 눈과 귀가 되도록 한 것이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시공간을 초월해가며 여덟 명의 다양한 공주를 만나는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 여덟 공주는 자신이 처한 시대 속에서, 거대한 운명 앞에서, 라틴아메리카의 밀림에서부터 대도시의 아파트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각자의 개성과 재능과 활약을 펼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요. 읽는 재미가 무척 커서 여덟 가지 이야기를 두세 번씩 읽었답니다. ‘새로운’ 공주 이야기가 필요한 모든 아이들, 부모들, 교사들, 창작자들에게 영감과 즐거움과 용기와 지혜를 줄 거예요. 2020년대에도 우리에겐 공주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믿게 되었어요.
“공주들은 의지가 굳고 자부심이 넘치다 못해서 다들 대장이 되려고 해요. 그들은 손톱 관리도 잘 안 하고 종종 아주 무례해요. 동물들을 구조하거나, 싸움을 하거나, 잔디 깎는 기계를 고치느라고 항상 정신없어요. 그들은 수업 따위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걸요.”―249~250쪽
“용감하고 용맹하고 아주 헌신적이었어요.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었고, 그 꿈보다 더 큰 가슴이 있었어요. 늘 더 나은 세상을 간절히 바랐죠. 뜨거운 사랑도 품고 있었고, 그리고…….”―25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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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자 신데렐라』 속 왕자에게도 ‘해방’이 필요했던 것처럼, 이 책의 왕자 세바스찬에게는 해방시켜야 할 비밀이 한 가지 있어요. 세바스찬은 가끔씩 레이디 크리스탈리아가 되어 과감한 드레스를 입고 파리를 활보하는 일을 사랑하는데요. 천재적인 드레스메이커 프랜시스는 왕자가 입을 완벽하고 멋진 드레스를 만들어내지만, 왕자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작품도 비밀에 부쳐야 하죠. 드레스 입기를 사랑하는 왕자와 고유한 디자인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재봉사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입니다.
이 책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곧 자기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고 싶은 일에 용기를 낼 때, 주변의 도움과 지지도 따라올 수 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어요. 읽고 나니 힘과 용기를 잔뜩 얻은 기분입니다. 현대의 동화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게 해준다는 걸 일깨워주는 책이에요.
“프랜시스: 왜 이렇게 해 주시는 거죠?
왕: 보아라. 백화점이 열리는 시대에 왕과 왕자는 더 이상 어디에도 어울리는 자리가 없다.
내가 처음 진실을 알게 됐을 때, 나는 세바스찬의 인생이 다 망가진 줄 알았다. 그런데 프랜시스, 너를 본 순간 모든 게 괜찮다는 걸 깨달았지. 왜냐하면 누군가는 여전히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었거든.”―26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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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의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는 이 책에서 근대의 문학, 역사, 정치라는 세 가지 문화 양식이 기후위기를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기후위기의 위험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가정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기후위기가 이 책의 부제처럼 “문화의 위기이자 상상력의 위기”인 이유죠. 우리의 인문과학이 지금의 “대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시대의 문화가 기후위기에 맞서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이번 책타래에서는 「1부 문학」에서 하는 이야기를 소개해보고 싶은데요, 저자는 “오늘날 순수 소설로 간주되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해 드러내는 독특한 형태의 저항”을 지적합니다. 이것은 솔닛이 “격변의 시대에 우리에게는 예전의 격렬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통하는 바가 있어요. 우리가 주로 읽고 써온 리얼리즘 소설이란 근대 부르주아 사회의 개인주의에 의거해 있어요. 하지만 근대적 인간 또는 휴머니즘 개념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에는 다른 관점과 믿음, 이념이 요구됩니다. 즉 소설적 일상이 배제해 온 “경이, 초자연적인 것, 자연적인 것 등 인간이 아닌 것”을 불러내는 이야기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근대 소설은 지질학과 달리, 결코 ‘있을 법하지 않은 것’의 중요성과 마주하는 상황에 내몰린 적이 없다. 즉 근대 소설의 기능에서는 사건의 토대를 은폐하는 작업이 시종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바로 이것이 특정 유형의 내러티브를 근대 소설의 특징으로 만들어주었다.
여기에 ‘사실주의’ 소설의 아이러니가 있다. 사실주의 소설이 현실을 구축하는 방식은 실상 현실적인 것의 은폐이기 때문이다.”―3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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