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뜨겁게, 무조건 뜨겁게 해주세요. 글에서 파토스가 활활 타오르니까… 정념도 막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그래서 꾸덕한 유화가 어울리지 않을까 해요. 아니야, 세련되게, 서늘하게 해주세요. 여기 모인 글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나 자신에게 매몰되지 않으려는 태도니까… 이렇게 눈물이 많은데 신파로 흐르지 않는 기이한 에너지를 품고 있으니까 차갑게… 아 모르겠어요 어떻게든 잘 표현해주세요… 디자이너 “클래식한데 모던하게” 같은 주문이네요…ㅜㅜㅜㅜㅋㅋㅋ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치한 마음이 있다면, "이 멋진 글들은 반드시 널리 알려져야 한다! 나의 부족함으로 그러지 못할까봐 진심으로 두렵다ㅜㅜ"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디자이너는 '1 가구 1 『낙담』'을 주장하기도! 마침내 출간된 책은 주변에 소개할 때마다 열에 열은(아홉도 아님) 표지가 멋지다는 반사적인 감상을 가장 먼저 듣게 되었는데요, 어떤 고민 끝에 이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니 드라이아이스 같은 글들을 담아내는 멋진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는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아요.―편집자 만두
처음 작가님의 글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올라오던 순간, 육성으로 탄성을 내질렀어요. 내가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고, 그래서 제게 『그저 하루치의 낙담』은 유난히 뜻깊고 행복한 책입니다.
저는 '인생은 간지('느낌'이라는 뜻의 일본어 感じ(kan‑ji)가 한국에서 ‘멋·스타일·좋은 분위기’라는 뜻으로 전용된 속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간지란 상황이나 불의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하며 그에 대한 책임과 말의 무게를 아는 태도입니다. 이것이 제가 작가님과 작가님의 글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작가님은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그와 대조되는 담담한 문체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우리에겐 없었던 숭고의 순간. 그저 옳은 일이기 때문에 결행하는 숭고의 순간이 퍼드득퍼드득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차갑고 서늘한 현실에 굴하지 않는 작가님의 내재된 뜨거움을 표현하고자 했고, 책 전반에 반복되는 꺼지지 않는 내면의 불꽃을 디자인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서체는 지백으로 단단하게 잡아주었고,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세로로 길게 떨어지는 레이아웃을 사용했습니다. 띠지는 형광 주황색을 활용해 타오르는 불꽃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자 했어요. 본문에서는 장이 끝날 때 작은 이미지들을 배치해, 약간의 재미와 함께 글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명문장이 너무 많아 거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삶에 대한 의미와 위안을 되찾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디자이너 N
💃🏻자랑합니다🕺🏻
새 책을 세상을 세상에 내보낸 뒤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역시 새로 올라오는 리뷰를 찾아보는 일인데요, 요새 저도 책과 좋은 글을, 무엇보다 삶과 세계를 사랑하는 여러분께 이 책이 정확히 가닿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어요. 마침 지난 일요일에는 편집자K 님이 2월의 책으로 소개해주셨고요, 이 책의 북토크 사회를 맡아주시기도 했던 《시사IN》의 장일호 기자님은 카페꼼마 큐레이션 서가를 위한 마지막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님도 재미있게 읽으신 책이라고 동네방네 자랑해봅니다! 이 책에서 출발한 또 하나의 아름다운 글을 소개해보자면 바로 속초 동아서점 SNS에 올라온 리뷰인데요, “아름다운 문장에 밑줄 그어야 한다면, 제 책은 글자들이 올려진 오선지가 되어 버렸을 겁니다.”라는 문장에 저는 밑줄을 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