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빈, 포레스트북스, 2025
할 일이 산더미인데도 침대와 소파에 한없이 늘어지게 된다. 무의미한 숏폼 영상만 계속 보면서 시간을 허무하게 흘려보낸다. 예전에는 설레고 재밌던 일도 이제는 다 귀찮고 부질없게 느껴진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버겁고 자꾸만 혼자 있고 싶어진다……. 무엇보다, 왜 아무것도 하기가 싫을까? 이런 마음들에 자꾸만 빠져 버거운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구독자 여러분 중에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그렇죠? 저만 그런 거 아니죠?!) 무기력을 이야기하며 개개인의 의지력 부족 대신 우리가 몸담은 현실에서 원인을 찾는 이야기는 이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요. 문제가 뭔지는 알았고,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실천 가능한 회복 전략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얻어보고 싶다는 기대로 장바구니에 넣어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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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맨다 몬텔, 김다봄 옮김, 아르테, 2025
가만히 늘어져 있는 사이에도 머릿속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분주한데, 그 생각이라는 것도 어쩐지 누군가에게는 드러내기 뭣할 만큼 조금 이상한 것들인 때가 많아요. 왜 유독한 관계에 유독 미련이 남는지, 도대체 말이 안 되던 것도 왜 자꾸 보다보면 말이 되는 것 같은지,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 잘됐는데 왜 내가 억울한지, 어제도 오늘만큼 구렸는데 왜 늘 과거가 더 나았던 것 같은지.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그렇죠?! 제가 아무리 프로 망상꾼이라도 이 책의 소개를 보면 이번에도 역시 모두가 경험하는 문제인 듯합니다. 이게 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설명하기 위한 인지 편향’이라는데요, 이 책을 읽고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마음이 부리는 주술들’의 정체를 알아보고 싶습니다. 마음 이 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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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엔 스구루·사사키 히나·마나코 지에미, 이지수 옮김, 서교책방, 2025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이 이어지다가 머릿속은 망상으로 분주해지고, 나도 남들도 다 싫어지다가 한순간 마주친 누군가의 작은 행동이 이 세계를 그래도 살아볼 만한 곳처럼 느끼게 해줄 때가 있지요. 말을 걸면 아무리 바빠도 키보드 치는 손을 멈추고 나를 봐주는 선배, “천천히 하셔도 돼요”라고 말해주는 계산대 직원, 땅에 떨어진 장갑을 나중에 찾으러 온 주인이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는 사람. 『좋은 사람 도감』은 그런 행동들을 소개한 책이에요. 미세해 보이지만 주변에 확실히 좋은 마음을 남기는 행동들이 모여 이 세계를 마냥 싫지만은 않은 곳, 조금 더 좋아지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겠지요. 우리 주변 구석구석에서 그런 풍경들을 포착한 책이 반비에서도 곧 나오는데 말이죠…… 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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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퍼거슨, 이동구 옮김, 여문책, 2024
대선을 앞두고 매번 나오는 질문인 ‘내 인생의 책’.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전략적 답변들을 아무 생각 없이 살펴보다가 한국출판인회의에서 펴낸 자료집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바란다–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을 읽어봤습니다. 그곳에서 제 눈에 띈 책이에요. 이번 대선의 주요한 화두가 ‘부자 감세’였던 것을 떠올리면, 분배와 불평등은 제도 정치와 사회운동의 핵심 중요한 문제인데요. “누가 무엇을, 왜 가져야 하는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을 인류학적 관점으로 고찰하는 짧고도 묵직한 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질문. 책 읽는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일까요. 좋은 대통령이란 어떤 대통령일까요. 현실 정치에서 좋은 대통령이란 가능할까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여러분이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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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코번·라미 G. 쿠리, 이준태 옮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동녘, 2025
바로 어제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활동가 열두 명이 구호선 매들린호를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납치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국방부 장관은 활동가들에게 “반유대주의자 그레타와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들이 하마스가 무엇인지 (……)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선전 영상을 시청시키라고 명령했다고 해요.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후 중동의 복잡한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많은 이들은 의문을 표하곤 했습니다.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집단 아니야? 그들의 폭력을 어떤 이유에서건 정당화할 수 없어.” 이런 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무지한 사람으로서 쩔쩔매기를 수차례. 제목만으로 반가운 책입니다. 올해 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결렬되어(사실상 이스라엘이 이를 무시하고 공습을 재개했고)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중립’을 지키려는 동료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시라도 빨리 매들린호의 활동가들이 풀려나기를, 가자지구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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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승, 마티, 2025
‘여성적 읽기/쓰기’에 천착해온 김지승 작가의 신작입니다. 다와다 요코, 마르그리트 뒤라스, 버지니아 울프, 토니 모리슨,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쓰시마 유코, 찬쉐, 캐시 박 홍 …… 그리고 테레사 학경 차까지!(헥헥) 여성적 글쓰기의 전범이라고 여기는 쓰기를 한 작가들을 끊임없이 소환하며,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여백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구한 책이에요. ‘마지네일리아(marginalia)’는 ‘책의 여백에 쓰는 글’을 뜻한다고 해요. 이 행위 자체를 언제나 남성 작가의 뒤편에 머물러 있던 여성(더 넓게는 비남성) 작가들이 계보를 만드는 일로 이해해도 되려나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위계적 읽기가 아닌, 얼룩이나 잔상으로 서로에게 접속하는 읽기라고요. 책 소개를 읽으며 떠오른 것은 한 권의 책을 여럿이 돌려 읽으며 귀퉁이에 감상을 남기는 ‘교환독서’였는데요. 책장에 꽂은 지는 한참 되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교환독서 하며, 서로 책장 친족으로 맺어지고 싶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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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쑤추, 홍상훈 옮김, 교유서가, 2025
‘문학 교수이던 저자가 1년간 임시 공무원 생활을 하다 갑작스레 도서관을 설립하게 되는 이야기.’ 이것만으로 이미 너무나 흥미롭지 않나요? 저자는 캠퍼스 밖으로 나가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정부 기관 임시직으로 일하기 시작하는데, 상상과는 너무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던 와중 ‘도서관 건립’이라는 임무가 내려옵니다. 심지어 역사 유적이 잔뜩 잠들어 있어 토목 공사 자체가 쉽지 않은 시안이라는 지역에서, 쇼핑몰 지하에 과도기적 도서관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서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장서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 ‘누가 책을 고르느냐’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권력 싸움…… 애서가들이라면 한번쯤 나만의 도서관을 세우는 꿈을 꿔본 사람이 적지 않을 텐데요, 공공성과 지성과 연대의 한복판에 있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세워나가는 간접경험을 해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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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우, 빨간소금, 2025
야간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저자가 쓴 책입니다. 어떤 직업인이 만난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 약간은 식상해진 콘셉트라고 느껴져 지나치려던 차에 다른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남자 친구의 면회 시간에 맞춰 서울구치소로 가는 길을 재촉하는 여성에게서 대구교도소에서 아버지를 만난 기억을 떠올립니다. 이 책의 저자인 시인 이송우는 인혁당재건위 피해 생존자 이창복의 아들입니다. ‘빨갱이 자식’이라는 낙인을 안고 청소년기를 보낸 저자의 이야기는 택시 안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만납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는 이 책을 두고 “우리 시대의 작은 ‘만인보’”라 일컫는데요. 이태원 참사로 자식을 잃고 밤에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어 대리기사가 된 이, 아이들이 걱정할까 봐 몰래 병원을 가는 중년 여인, 이처럼 삶을 ‘견디고’ 있는 이들의 만인보와 같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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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코번·라미 G. 쿠리, 이준태 옮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동녘, 2025
두 가지 장면 때문에 이 책을 집었습니다. 하나는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가자 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탄 배를 이스라엘군이 나포해 통신이 끊기기 직전 배에 탄 이들이 손을 들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침묵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은 밴드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가 쓴 글이었습니다. 그는 이 해명문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동시에 하마스 역시 “사람들의 고통을 이용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테러 집단’ 하마스는 이처럼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일정 부분 정당화하는 원인으로 이야기되곤 하는데요. 저 역시 이 문제에 관해 잘 모르고 있다, 단선적인 프레임 너머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들이 팔레스타인 현지 사정과 하마스에 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다섯 명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책이라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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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부터 22일까지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립니다.
민음사출판그룹 부스(E17)를 찾아주세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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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또 왔습니다, 블라인드북!💚💜
지난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반비의 블라인드북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김초엽, 복길, 이길보라, 이연숙✨
네 명의 저자가 추천한 네 종의 책을
반비의 마케터와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한 권씩 '손수' 포장!💦
올해도 한정 수량입니다.
도서전 특산품(으로 밀고 있어요.) 하나씩 챙겨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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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 관찰단 모여라!🧐
이다 작가처럼 도서전을 관찰해봅시다!
도서전 기간 동안 도서전에 방문해, 관찰 내용을 자유롭게 기록해주세요.
관찰단 전원에게는 이다 작가가 준비한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 인원: 50명
📌모집 시기: ~6월 15일
📌관찰단 발표 및 관찰지 배포: 6월 16일
📌활동 기간: 6월 18일~6월 22일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버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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