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지음, 창비, 2020
30년을 의사로 살면서 ‘질병의 절반은 사회가 만든다’는 사실을 절감해온 저자가 ‘병원에서 알려주지 않는 슬기롭게 죽는 법’에 대해 쓴 책입니다. 『 돌봄이 이끄는 자리』를 만들 때 참고 차 저자의 『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우리는 어쩌다 아픈 몸을 시장에 맡기게 되었나』를 몰두해 읽었는데요, 의료기관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현대 의료가 삶의 모든 문제를 의술로 해결해야 한다 잘못된 환상을' 조장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점이 제게는 퍽 인상 깊었어요. 이번 책에서는 현대 의학의 '죽음 비즈니스'에 속지 않고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임종을 병원에서 맞이하는 것이 디폴트가 된 지금, 나의 이해력과 의지를 넘어선 의료적 개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는 지금, 참 고마운 책인 듯합니다. 한편으로는 삶의 말기와 임종, 장례를 둘러싼 많은 사안을 이제는 사회가 맡아 교육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대가족 안에서 자라며 어릴 때부터 생로병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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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주 지음, 북스톤, 2025
어떤 죽음도 충분한 준비란 있을 수 없지만, 아주 작은 것이라도 준비가 되어 있는 것과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채 맞는 마지막은 꽤 다를 거예요. 이 책은 카피라이터/기획자로 일해온 저자가 인생의 끝을 생각해보는 과정을 안내하는 책입니다. 어떻게 죽고 싶은지, 어떤 사람으로 기록되고 기억되고 싶은지, 주변인들과는 어떻게 헤어지고 싶은지,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살고 사랑하고 싶은지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나의 장례식을 기획하고 장례식 시나리오를 써보는 연습까지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이 당장 눈앞의 현실로 닥친 이들뿐만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해요. 부제도 '인생의 한중간을 지나는 우리를 위한'이고요. 실상 죽음이 현실로 닥쳤을 때는 이런 질문들에 차분히 답하기는 아주 어려울 테니, 한 번쯤 미리 생각해두면 삶의 어느 단계에서든 따라갈 수 있는 든든한 안내판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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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밀스 지음, 이승민 옮김, 정은문고, 2022
누군가 아프다는 것,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것은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인의 삶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큰 사건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아버지를 돌보는 본인의 시간을 중심으로 문학계의 두 간병인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돌봄의 복잡다단함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에세이예요. '사랑하는 사람이 산산이 부서지고 당신은 그를 원래대로 붙여놓을 힘이 없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돌보는 행위를 둘러싼 모든 것을 사려 깊고 우아하게 성찰한다고 합니다. 돌보는 사람이 당사자로서 경험하는 죄책감, 피로, 불안, 좌절을 나누는 책은 많지만 이 책은 소설가가 자기 경험을 썼다는 점에서, 또 버지니아 울프와 레너드 울프, 젤다 피츠제럴드와 스콧 피츠제럴들의 이야기가 다뤄진다는 점에서 단연 눈에 띄었어요. 저로서는 표현할 방법을 찾을 수 없던 감정을 정확히 묘사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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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그루언 지음, 송섬별 옮김, 프레스탁, 2026
개와 함께 살기 시작한 이후로 스스로에게 반려인으로서의 자격을 왕왕 자문합니다. 과연 나는 좋은 돌봄을 제공하는 반려인일까? 때로 질문은 뻗어가 집 밖의 비인간 동물들에게 필요한 돌봄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러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간 비인간 동물에 관한 윤리는 피터 싱어의 ‘쾌고감수능력’이라는 기준, 즉 동물도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주장에 크게 기대왔는데요. 이 책의 저자 로리 그루언은 거기서 더 나아가 그것만으로는 “개별 동물이 겪는 경험의 깊이가 하나도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즉 길고양이와 동물원의 늑대가 처한 상황은 다르며 이들과 인간이 이미 관계 맺고 있는 상황임음을 강조해요. ‘차이’와 ‘관계’에 기반한 비인간 동물을 “알아차리고, 주의를 기울이고, 성찰하고, 돌보고, 책임지”자는 것이죠. 나의 반려견을 넘어서 길고양이와 우리 안의 닭과 하늘을 나는 철새들까지 이미 얽혀 있는 우리가 서로 어떻게 돌볼 수 있을지, 앞선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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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 마컴 지음, 황은주 옮김, 기이프레스, 2026
스스로 목숨을 잃은 친구에 대해 쓴 책을 편집하는 요즘, 신간 도서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책이에요. 총기 사고로 사망한 어린이를 추모하는 스쿨버스 행렬을 의원 사무실에 보내고, “폭력 정권이 사람들을 가두고 총살하던 건물을 호스텔로 개조하며, 지구 온난화로 죽은 나무들을 뉴욕의 공원에 옮겨 심는” 등 ‘추모’를 현실에 개입하는 ‘정치’로 바꿔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요. 대규모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소가 그 스펙터클을 과시하며 일종의 ‘관광지’가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슬픔이 미래를 지키는가”라는 이 책의 부제는 애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명료한 답변인 것만 같아요. 애도란 단지 과거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변화시키는 일이라고요. 네팔 홍수·산사태의 영상이 SNS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요즘, 이 수많은 죽음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슬퍼할 것인지 책을 읽으며 고민해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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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지음, 온리, 2026
‘쿠소영화’ 좋아하세요? 1990년대에 우후죽순으로 제작된 주성치 영화도 쿠소영화라고 할 수 있다면, “그렇다.”라고 저는 기꺼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소영화는 ‘똥’을 뜻하는 일본어 ‘쿠소(くそ)’와 ‘영화’가 결합한 말로 ‘똥 같은 영화’, 즉 형편없이 조악하고 구린 영화를 일컫는 속어예요. 영화 평론가인 저자는 이 쿠소영화에 대한 애정(philia)을 담아 책에 ‘쿠소필리아’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쿠소영화를 둘러싼 풍경과 계보 들을 담은 이 책에서 제가 무엇보다 기대하는 건 AI 슬롭과 쿠소영화를 비교하는 에필로그입니다. 요즘 제 길티플레저 중 하나가 ‘슬롭 영상’ 보기거든요.(생성형 AI에 관한 경각심은 일단 뒤로 제쳐두고요.) 고작 130년 남짓한 짧은 역사를 지닌 장르지만, 영화는 TV와 게임을 비롯한 새로운 매체에 밀려 언제나 위기였다고 하는데요. 쿠소영화는 새롭게 출현한 AI 슬롭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AI 슬롭은 이미 훌륭한 쿠소영화인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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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치앙마이』
➿팔찌 만들기 워크숍➿
이다😺 × 깅😻 × 모🙀 세 치앙마이 멤버가 다시 뭉쳤다!
책 속에 등장하는 팔찌를 다 같이 직접 만들고, 세 작가의 여행 꿀팁과 비하인드 썰을 들어요!
💜일시: 2026년 9월 18일(금) 19시 30분
🦋장소: 수리상점 곰손(망원로8길 6 지하 1층)
💜신청 기간: 2026년 9월 16일(수)까지
🦋신청: 링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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