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김혜연 지음, 창비, 2026
생성형 AI의 똘똘함에 모두가 신기해하며 어딜 가나 챗 GPT 이야기가 들려오던 그때, 저 역시 업무 안팎의 영역에서 챗 GPT에게 꽤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뭘 물어도 그럴듯한 답을 척척 내놓는 대화창 앞에서 가장 컸던 감정은 놀라움도 쾌감도 아닌 두려움이었어요. 뭐든 이렇게 순식간에 결과물이 나온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나의 역할은 뭐지?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훈련의 의미는, 미약하나마 나를 비롯한 많은 직업인의 자부이기도 한 그 시간의 의미는? 생성형 AI의 허점을 알게 된 뒤로는 ‘히힛 내가 이겼다! 인간의 승리!’ 하는 나이브한 안도감도 생겼지만, 이 책의 제목을 마주했을 때 가슴이 철렁한 걸 보면 아직 제 안에는 두려움이 크게 남아 있나봐요. AI가 나보다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때 어디로 나아가면 좋을지, 힌트를 얻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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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현 외 지음, 창비, 2026
생성형 AI의 구멍으로 꼽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거짓말과 아첨인데요. 상대방이 당장 듣기 좋을 대답을 해준다는 것이 감정의 영역에서는 얼핏 강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도 챗 GPT를 기분 상담의 용도로 쓰는 비율이 높았어요. 말이 좋아 상담이지, 정확히는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맡긴 것이었겠죠. AI는 체력적 한계도, 시간적 제약도 없다는 사실을 십분 활용해(한계와 제약이라면 오직 무료 버전 이용자에게 허락된 슬롯뿐) 온갖 잉잉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여기 익숙해졌다가는 참을성이 떨어져 현실의 인간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겠다는 걱정이 생겨 멀리했다가, 최근 고민되는 일이 있어 오랜만에 대화창을 다시 찾았어요. 그곳은 역시나 익숙한 허구의 푹신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렇게 감정적 차원에서도 의지하게 되는 것이 저만은 아닌 듯, 이 책이 나온 것을 보고 아주 반가웠어요. “우리는 왜 기계에게 가장 사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을까?” 그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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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샤 키퍼 지음, 노승영 옮김, 문학동네, 2026
AI를 활용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가, 그렇지는 않다는 게 조금씩 밝혀지는 걸 보면서 이 호들갑도 어느새 잠잠해지겠구나 안도하다가, 어느 때는 아주 나쁜 방향으로만 바뀔 것 같아서 무서워하기도 하다가…… 그러는 사이사이 우리 인간의 조건을 떠올리게 됩니다. 불완전하고, 머릿속과 마음속은 미로처럼 복잡하고, 어느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가는 최단경로는 알 수 없어 그 미로를 헤매야 하고, 그사이 나와 내 주변에서는 감정이라는 것이 생겨나 이리저리 움직이고……. 이 책은 정체성의 혼란에 빠진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들을 돌보는 보호자가 겪는 심리적 딜레마를 뇌과학과 휴머니즘으로 설명하는 안내서인 동시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는 탐구서인데요, 제목이 인간 보편의 이야기로도 읽혔어요. 알츠하이머에 국한되지 않은 풍성한 경험과 통찰을 나눠주리라는 기대로 장바구니에 담아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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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해영 지음, 오월의봄, 2026
얼마 전 트위터에서 돌봄과 가족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을 관심 있게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소모적이기 십상인 온라인상의 많은 논란과 달리 많은 의견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드문 논쟁이기도 했는데요. ‘독립적이고 느슨한 개인 간의 관계’로는 돌봄이라는 침습적이고 지긋지긋한 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견도, 그러나 가족이라는 관계만을 돌봄의 주체로 놓을 때 소외되고 탈락되는 것들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 와중에 알게 된 책이에요. 저자는 정상가족 바깥으로 밀려났던 경험에서 출발해, 갑작스럽게 아빠의 돌봄과 그 이후 장례, 상속 절차까지 홀로 치르게 되면서 갖게 된 ‘가족’에 대한 질문들로 이 책을 썼습니다. ‘혈연가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 그러면서도 어떻게 서로를 돌보고 보호할 수 있는지 궁리 중인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때에 같이 읽으면 좋을 책일 것 같아요. (더불어 반비에서 펴낸 『나이 들고 싶은 동네』도 이 책 곁에 놓아봅니다. 전통적인 혈연가족 바깥에서 연결되고 확장되는 돌봄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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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먼 돌런 지음, 김은지 옮김, 복복서가, 2026
이 책 역시 가족이라는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입니다. 가족과의 ‘절연’에 관해 다루고 있어요. 학대의 가장 큰 가해자인 가족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화해를 요구하는 압력이 가해지곤 해요. 저자는 PTSD에 관한 연구부터 대중문화 분석, 안전한 절연을 위한 지침들까지 자신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절연이 갖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만들어진 신』 등의 책을 만들어온 베테랑 편집자가 이런 이야기를 다루어줄 저자를 찾아 헤맨 끝에 결국은 스스로 쓴 책이라는 데에도 관심이 갔어요. 편집자는 누군가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고 말하는, 타인에게 스스로를 노출하라는 요구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은데요. 그런 입장으로 수십 년을 일해온 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내놓기 위해 자신을 노출하는 선택을 한 책이라는 점에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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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지음, 돌고래, 2026
일반적인 방식의 결혼식을 치른 경험도, 치를 계획도 없는 저에게는 항상 결혼식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들려주는 결혼 산업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의례의 매 단계 단계마다 금액이 매겨지는 과정이라든가 ‘경사’를 앞두고 의문을 제기하거나 문제 삼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 ‘단 한 번뿐인 이벤트’라는 명목하에 사람들을 쥐어 짜내듯 소비를 부추기는 구조까지.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은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로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에 대해 썼던 이소연이 이런 기이한 결혼 산업에 관해 쓴 르포르타주예요.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해야 하는, 브라이덜 샤워”, “수상할 정도로 완벽히 해내는 여성들”, “몸에 대한 혐오를 시작으로 완성되는 웨딩드레스”…… 목차만 봐도 저자가 던지는 질문과 꼼꼼한 취재 둘 다가 기대되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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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브라이들 지음, 김보영 옮김, 코쿤북스, 2026
AI 책 이야기로 가득한 책타래예요. 저는 요즘 AI 때문에 어느 팀은 단체로 정리해고 되었다더라, 같은 소식을 종종 들으며 나의 노동 역시 기계로 대체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시시때때로 암울해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AI가 인간의 지능을 상정하며 개발되어 여러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면, 지능을 다르게 정의함으로써 다른 미래를 열 수 있지 않을까? 그간 지능이 인간다운 것으로 여겨져왔지만, 비인간 동물과 식물 나아가 물과 돌과 공기에도 지능이 깃든다고 여겨보자는 것이죠. 기업이 내놓은 상품일 뿐인 현재의 AI와는 달리 행성의 모두가 참여하는 “행성 지능”으로부터 출발하자고요. 동물의 지능을 측정하는 일은 워낙 익숙한 일이고, 인간만이 지적 존재가 아니라는 주장 또한 흔히 듣곤 하지만…… 비생물 또한 지적 존재라고? 과연 이 책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이 주장을 풀어낼지 궁금한 동시에 ‘행성 지능’에 관해서도 더 파고들고 싶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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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윤다림) 지음, 들녘, 2026
『나이 들고 싶은 동네』에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전원해야 하는 친구 ‘차력사’를 집에서 잠시 돌본 경험이 담겨 있어요. 오래도록 차력사를 곁에서 돌보느라 지쳤을 그의 파트너를 대신해 두 저자는 친구들을 불러 모읍니다. 유언장을 함께 작성하고 추억을 공유하며 임박한 죽음을 준비하게끔 돕습니다. 짧은 기간이나마 돌봄의 최전선에 있던 두 저자는 “독박 돌봄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다양한 관계망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고 말해요. 이 경험을 그 누구보다 깊숙이 거쳐왔을, 차력사의 파트너 ‘캔디’ 님의 책이 나왔어요. 동성 파트너로서 사랑하는 사람을 간병하고 떠나보내고 애도하며 그 이후로도 삶을 지속하는 과정을 써 내려간 책이에요. 법적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기에 병원 등 공적인 돌봄의 장에서 ‘보호자’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장례에 관여하지 못하며 사랑과 돌봄의 제도에서 어떻게 배제되고 있는가를 기록했다고 해요. 한편 법과 제도 밖에서 사랑과 돌봄이 피어나는 순간들도 생생하게 담겨 있을 듯해 읽어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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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함메드 엘쿠르드 지음, 박종주 옮김, 마티, 2026
5월 초 연휴 동안 무얼 하셨나요? 저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영화 「적군/PELP: 세계전쟁선언」을 보고 왔어요. 이 영화를 만든 아다치 마사오는 일본의 좌익 단체 ‘적군’의 일원으로 동료 영화인 와카마츠 코지와 함께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의 투쟁을 이 영화에 기록했고, 직접 그 투쟁에 동참했습니다. 아다치 마사오는 이 영화를 두고 군사 훈련을 받는 PFLP의 게릴라나 빨래를 너는 팔레스타인 여성 모두 ‘자기 풍경을 만드는 투쟁’을 하고 있었다고 말해요. 이 말을 듣고 팔레스타인이 세계가 ‘각자 자기 풍경을 만들도록’ 투쟁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우리가 팔레스타인을 돕고 구하는 게 아니라요.
그럼에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피해자로 호소해야만 국제 사회의 주목을 겨우 받는 것이 팔레스타인의 현실입니다. 이 책은 그 점을 파고들며, 인종학살의 피해자 또는 테러리스트라는 이분법하에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팔레스타인에 관해 다뤄요. 여전히 학살의 한가운데서 폭격에 시달리며 살기 위해 애원하는 가자 사람들과, 가자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구호선단을 떠올리면 마음이 복잡해요. 팔레스타인을 위한 진정한 해방의 언어를 쓸 수 있을지, 그 답을 책에서 찾아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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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말하는
돌보고☔ 구하고☀️ 살리는🌟 행위로서의 과학👥
기후위기 앞에서 절망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과학이 열어주는 희망에 관해,
다른 미래를 가능케 하는 우리의 책임에 관해
함께 이야기해요.🙋♀️
☁️일시: 2026년 5월 28일(목) 19시 30분
⛈️패널: 노승영×조천호
☁️진행 방법: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 웹세미나
⛈️신청: 링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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